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인 포드(Ford Motor Company, 티커: F)가 다시금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포드의 주가는 52주 신고가 영역을 향해 조용하지만 힘 있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테슬라나 엔비디아 같은 기술주에 시선을 뺏긴 사이, 전통의 강호 포드는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며 생존을 넘어선 확장을 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화려한 판매 실적 뒤에 숨겨진 구조적 변화, 그리고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기회와 위험 요인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차트가 말해주는 기술적 신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포드의 14일 상대강도지수(RSI)는 63.38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통상 RSI가 70을 넘으면 과매수, 30 미만이면 과매도 구간으로 해석합니다. 63.38이라는 수치는 매수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아직 과열 단계까지는 진입하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즉, 추가 상승 여력이 기술적으로는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최근 주가가 2.45% 상승하며 분석 점수 63점을 기록한 것 역시 단기적인 투자 심리가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기술적 지표가 좋다고 해서 펀더멘털의 확인 없이 뛰어드는 것은 위험합니다.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 뒤에 숨은 진짜 이야기를 읽어야 합니다.
포드를 둘러싼 현재의 핵심 서사는 '전통의 수성'과 '미래의 진통'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됩니다. 최근 발표된 2025년 판매 실적은 놀라울 정도로 견고합니다. 포드는 지난 한 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6% 증가한 22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했습니다. 특히 포드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F-시리즈' 트럭은 49년 연속 미국 베스트셀링 트럭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여기에 매버릭(Maverick)과 브롱코(Bronco) 같은 모델들이 각각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판매량을 견인했습니다. 이는 포드가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북미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여전히 막강함을 증명합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시선이 엇갈리는 지점은 바로 '수익성'과 '미래 전략'입니다. 판매량은 늘었지만, 다가오는 4분기 실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시장은 포드의 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4%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매출이 줄어서가 아닙니다. 바로 전기차(EV)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비용과 전략 수정 때문입니다. 포드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합작 투자를 취소하고, 전기차 생산 계획을 축소하면서 약 195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 손상차손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재무제표상 막대한 손실로 잡히며 단기적으로 순이익을 갉아먹는 요인이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포드의 전략적 '유턴'을 주목해야 합니다. 무리하게 전기차 올인(All-in)을 외치던 과거와 달리, 포드는 현재 '하이브리드'라는 현실적인 대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실제 포드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21% 이상 급증하며 전기차 수요 둔화의 충격을 완충해주고 있습니다. 이는 경영진이 시장의 현실을 인정하고 '수익성 우선'으로 전략을 선회했음을 의미합니다. 비록 단기적으로는 비용 처리에 따른 고통이 따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멈추고 실속을 챙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합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포드는 명확한 '저평가' 영역에 있습니다. 포드의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은 약 9.25배로, 자동차 산업 평균인 12.73배보다 훨씬 낮습니다. 이는 시장이 포드의 이익 성장성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악재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는 '바닥론'의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더욱이 5.5%에 달하는 높은 배당 수익률은 주가가 횡보하거나 하락할 때 투자자에게 든든한 안전마진을 제공합니다. 1년 주가 수익률이 45%를 상회했음에도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이 남아있다는 점은 가치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합니다.
물론 리스크도 상존합니다. 최근 발표된 27만 대 규모의 리콜 소식은 포드의 고질적인 품질 관리 문제를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품질 비용은 매년 포드의 영업이익을 깎아먹는 주범 중 하나입니다. 또한, 전기차 부문의 대규모 손실 처리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날지, 아니면 추가적인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잭스 랭크(Zacks Rank)가 포드에 대해 '보유(Hold)'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포드는 '과도기적 성장통'을 겪고 있는 우량주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F-시리즈와 상용차 부문(Ford Pro)이 벌어들이는 막대한 현금은 여전히 매력적이며, 하이브리드를 통한 시장 대응도 적절해 보입니다. 단기적으로 4분기 실적 발표 전후로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9배 수준의 낮은 PER과 고배당은 중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진입 근거가 됩니다.
투자자 여러분께서는 포드의 주가를 보실 때 단순히 '전기차를 잘 파느냐'만 보지 마시고, '기존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을 방어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시길 권해드립니다. 지금은 화려한 성장 스토리보다는, 냉정하게 비용을 통제하고 이익을 지켜내는 기업의 체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