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편의점이나 마트에 들러 맥주 코너를 유심히 살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수많은 크래프트 맥주들의 흥망성쇠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심지어 미국의 '국민 맥주'로 등극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모델로(Modelo)'와 '코로나(Corona)'입니다. 이 강력한 브랜드들을 소유한 '컨스텔레이션 브랜즈(Constellation Brands, 티커: STZ)'는 주류 시장의 거인입니다. 하지만 지난 1년, 이 거인의 주가는 약 34%나 하락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5% 넘게 급등하며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반등이 일시적인 안도감인지, 아니면 진정한 추세 전환의 신호탄인지 꼼꼼히 뜯어보려 합니다.
먼저 최근 시장을 달군 3분기(FY2026) 실적 발표 내용부터 짚어봐야 합니다. 월가의 예상은 꽤나 비관적이었습니다. 소비 침체로 인해 프리미엄 맥주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컨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조정 주당순이익(EPS) 3.06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인 2.65달러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매출 역시 22억 2천만 달러로 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이 소식에 주가는 장중 5% 이상 급등하며 147달러 선을 회복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읽어야 할 핵심은 숫자의 절대적인 크기가 아니라 '기대치와의 괴리'입니다. 시장은 '최악'을 예상했으나, 회사는 '견조함'을 증명했고, 이것이 숏 커버링과 저가 매수세를 불러일으킨 트리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헤드라인 뒤에 숨겨진 세부 지표들은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냉철한 판단을 요구합니다. 회사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맥주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고, 출하량은 2.2%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핵심 성장 동력인 모델로 에스페시알(Modelo Especial)의 출하량이 4% 감소했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입니다. 이는 단순히 계절적 요인이라기보다, 고물가로 인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가 프리미엄 맥주 시장까지 침투했음을 시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이익 방어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가격 결정력(Pricing Power)'입니다. 알루미늄 관세 등 원가 상승 압박과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통해 맥주 부문 영업이익률을 38%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이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필수 소비재 기업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강력한 해자(Moat)입니다.
반면, 와인과 스피릿(증류주) 부문은 여전히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 있습니다. 회사는 해당 부문의 이익 가이던스를 대폭 하향 조정하며 사실상 이익 기여도가 사라질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미국 와인 시장 전반의 침체와 맞물려, 컨스텔레이션 브랜즈의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은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잘 나가는 맥주 사업에 숟가락을 얹고 싶지만, 부진한 와인 사업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라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시장은 이미 와인 부문의 가치를 '0'에 가깝게 평가하고 있어 추가적인 악재로서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재무적인 체력과 미래를 위한 투자는 이 기업을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할 중요한 이유입니다. 지난 9개월간 21억 달러의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했고, 이를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과 배당 지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멕시코 맥주 생산 설비 확장에 무려 10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장의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장기적으로 멕시코 맥주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기 사이클이 회복세로 돌아설 때, 경쟁사 대비 훨씬 탄력적인 물량 공급과 매출 성장을 가능하게 할 포석이 될 것입니다.
기술적 분석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시그널이 포착됩니다. 현재 STZ의 14일 상대강도지수(RSI)는 62.58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통상 RSI가 30 이하면 과매도, 70 이상이면 과매수로 봅니다. 62.58이라는 수치는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강한 상승 모멘텀을 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아직 과열권(70)에 진입하지 않았기에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최근 5.32%의 변동률은 그동안 짓눌려있던 주가가 악재 해소를 빌미로 탄력적으로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종합 분석 점수가 40점이라는 것은 여전히 추세적 상승을 확신하기엔 이르며, 변동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현재 주가는 1년 전 대비 30% 이상 할인된 상태입니다. 일부 DCF(현금흐름할인) 모델은 내재가치를 300달러 이상으로 추산하며 현재 주가가 '반값 세일' 중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물론 모델은 가정에 따라 달라지지만, 역사적 밸류에이션 밴드 하단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경기 방어주 성격을 가진 주류 기업이 이렇게까지 디스카운트 받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컨스텔레이션 브랜즈는 '단기적 성장통'과 '구조적 저평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맥주 판매량 감소는 분명 경계해야 할 신호지만,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한 마진 방어 능력과 공격적인 설비 투자는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줍니다. 지금의 주가 반등이 단순한 기술적 반등일지라도, 긴 호흡으로 배당과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가치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와인 부문의 적자폭 축소 여부와 미국 소비 심리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신중함이 필요해 보입니다. 컵에 맥주가 반밖에 안 남았다고 볼 것인지, 반이나 남았다고 볼 것인지, 이제 투자자의 관점이 수익률을 결정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