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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2026년 2월 8일

커민스(CMI), 수소의 성장통과 데이터센터의 기회 사이에서 길을 묻다

CumminsCMI
미국주식

핵심 요약

커민스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수소 사업부(Accelera)의 대규모 충당금 이슈로 주가가 급락했으나, 데이터센터 백업 전원 수요 증가라는 강력한 성장 동력을 동시에 확인했습니다. 북미 트럭 시장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현금 창출력과 저평가 매력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 변동성보다는 장기적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주식 시장에는 '오래된 것이 가장 새로운 것이다'라는 역설이 통할 때가 있습니다. 디젤 엔진의 대명사로 불리며 중후장대 산업의 상징과도 같았던 커민스(Cummins, 티커: CMI)가 바로 그런 사례입니다. 최근 커민스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엔진에서 친환경 수소 에너지로의 거대한 전환을 시도하는 동시에,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전력망을 지탱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변화에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최근 커민스의 주가 흐름과 실적 발표는 이러한 '변화의 성장통'과 '미래의 기회'가 얼마나 치열하게 충돌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오늘은 이 거대 엔진 제국이 마주한 딜레마와 투자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전 포인트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겠습니다.

투자자들의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것은 최근 며칠 사이 발생한 주가의 급격한 변동성입니다. 지난 2월 5일 발표된 2024년 4분기 실적은 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매출은 85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지만, 정작 투자자들의 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건 주당순이익(EPS)의 부진이었습니다. 4.27달러라는 EPS는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는데, 그 주된 원인은 회사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야심 차게 밀고 있는 수소 및 전해조 사업부문인 'Accelera'에서 발생한 4억 5,800만 달러 규모의 충당금 설정 때문이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52주 신고가였던 618달러 수준에서 단숨에 10% 넘게 하락하며 54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실적이 나빴다는 차원을 넘어, 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의 불확실성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냉정하게 '숫자의 이면'을 파헤쳐볼 필요가 있습니다. Accelera 부문의 부진이 뼈아픈 것은 사실이나, 커민스의 본업인 엔진과 파워 시스템 사업은 놀라울 정도로 견고합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파워 시스템(Power Systems)' 부문의 약진입니다. 이 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11%나 성장했는데, 그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증설 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AI와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으로 인해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멈추지 않는 전력을 필요로 하며, 커민스의 발전기 시스템은 이들의 백업 전원으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북미 트럭 시장의 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실적이 방어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데이터센터 수요 덕분입니다. 즉, 커민스는 '지는 해(전통 트럭)'와 '뜨는 해(데이터센터)'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맞추고 있는 셈입니다.

기술적 분석의 관점에서 현재 커민스의 위치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지점들이 포착됩니다. 현재 14일 기준 상대강도지수(RSI)는 54.31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적으로 '과매수'도 '과매도'도 아닌 중립 구간에 위치해 있음을 의미합니다. 실적 쇼크로 인한 급락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분석 점수가 40점으로 다소 낮게 나타난 것은 단기적인 모멘텀이 훼손되었음을 시사하지만, 반대로 최근 변동률이 6.86%를 기록하며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급락 후 횡보하는 구간은 투자자들에게 있어 공포에 매도할 자리인지, 아니면 저가 매수의 기회인지를 판단하게 하는 중요한 시험대입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커민스는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순부채 대 EBITDA 비율은 0.85배로 매우 안정적이며, 투하자본이익률(ROIC)은 17.0%에 달해 효율적인 자본 배분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월가 일각에서는 이번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고 평가하며, 현금흐름할인법(DCF) 분석을 통해 내재가치를 약 622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가 540달러 부근임을 감안하면 약 13%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UBS 역시 최근 목표주가를 500달러에서 565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비록 Accelera의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본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물론 리스크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가장 큰 우려는 역시 수소 사업의 불확실성입니다. 수소 트럭과 전해조 시장은 예상보다 개화 시기가 늦어지고 있으며, 이번에 발생한 대규모 충당금은 기술적 결함이나 보증 비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회사가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고 투자를 우선시하겠다고 밝힌 점도 주주환원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는 단기적인 실망 매물을 부를 수 있는 요인입니다. 또한 2026년까지 북미 트럭 시장의 약세가 지속될 경우, 데이터센터 부문의 성장이 이를 얼마나 상쇄해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종합해보면, 지금의 커민스는 '성장통을 겪는 우량주'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2026년 가이던스로 제시된 매출 38% 성장과 EBITDA 마진율 1718%는 회사가 여전히 성장 궤도에 있음을 시사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커민스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합니다. 첫째,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강력할 것이라는 믿음, 둘째, 수소 사업부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만약 당신이 단기적인 주가 등락보다는 강력한 현금 흐름과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을 선호하는 가치 투자자라면, 이번 급락 사태는 오히려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신사업의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성향이라면 Accelera 부문의 안정이 확인될 때까지 관망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엔진의 굉음 뒤에 숨겨진 커민스의 진짜 가치는 이제 막 재평가의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본 리포트는 인버스원에서 분석한 자료입니다.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본 리포트는 투자 권유가 아닌 참고 자료로만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거 실적이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